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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원의 '요리칼럼'] 마 소금구이 스낵

"돼지고기나 닭고기만 먹이지 마세요." 어릴 적에 병이 나서 아버지 손에 이끌려 주사 한대 맞고 병원에서 나올 때 그 때의 의사선생님의 말이 참 의아했다. 때에 따라 안 먹는 편이 낫다는 일종의 금기식품에 대한 나의 최초의 기억이 아닐까 싶다. 대학교에 들어갈 무렵엔 어느 선배가 첫 데이트 갈 때는 자장면은 절대 먹지 마라 때로는 데이트 전에는 고구마를 먹지 말라는 우스개 소리도 있었지…. 음식과 데이트 이야기가 나오다 보니 좋아하지도 않는데 어쩔 수 없는 사람과 식사 할 때는 일부러 냉면을 택하라든지 그러고 보니 일본에서도 비슷한 이야기가 있는데 마음에 안 드는 상대와는 게를 먹으러 가라는 것! 이유는 게 살을 발라내는데 열중하다 보면 별 이야기 못하고 돌아올 수 있기 때문이란다. 임신 중에는 메밀을 피하고 운동선수는 경기 전에 상하기 쉬운 음식이나 우유를 먹지 말라든지 등의 식품과 관련된 일상의 사소한 지혜가 우리의 삶과 늘 함께 한다. 평소 '이런 음식을 드세요' 만을 외치다 오늘은 웬지 이런 음식은 '먹지 마세요'에 얽힌 이야기를 하다보니 정겨운 옛 일들이 솔솔 떠올라 새삼스런 느낌이다. ■ 재료 마 10cm 소금 적당량 파래 김 가루 ■ 이렇게 만드세요 1. 마는 껍질 채 통째로 랩을 씌운 다음 마이크로웨이브 오븐에 3~4분 가열한다. 2. 마가 식으면 5mm 두께로 썰어 테프론 팬에 앞뒤 노릇하게 굽는다 (원하면 식용유를 뿌려 굽는다.) 3. 팬에서 마를 꺼내어 소금과 김 가루를 뿌려 낸다. 마는 인슐린 분비를 돕고 두뇌 발달에 좋아 스낵으로 만들면 어린이에게도 좋다. 구워 낸 마에 꿀을 뿌려 먹으면 기침이나 폐질환에 효능이 있다.

2010-04-23

[윤정원의 '요리칼럼'] 죽순밥

온실 재배나 냉동 보존 덕에 요즘은 언제든지 원하는 식품을 쉽게 구할 수 있게 됐다. 그렇지만 제철에 나오는 천연의 식품을 구해 한끼 식탁에 올릴 때의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해마다 이맘때면 아시안 마켓을 뒤져 생죽순을 손에 넣는 것도 어느새인가 하나의 이벤트가 되었는데 어쩌면 대나무숲 촉촉한 흙내음을 그리는 것이 바로 인지상정인지도 모르겠다. 죽순은 단백질 아연이 많아 신진대사를 촉진시키고 몸의 열을 내리며 가래와 담을 삭히는 고급 요리 재료 중의 하나이다. 여러 겹의 거칠고 두툼한 껍질을 벗겨서 쌀뜨물에 담그는 조금은 번거로운 과정을 거친 다음 단순한 맛으로 조미하여 최대한 자연의 향을 살려 요리한다. 약간의 닭고기 살과 함께 조린 아삭한 죽순조림과 막 퍼담은 죽순밥 한공기에 미소국을 곁들여 내놓고 신선이 따로 없다는 남편의 드문 탄성을 은근히 기다리며 요리를 하는 이만이 누릴 수 있는 수고스런 사치를 만끽해 보는 순간이다. ■ 재료 죽순 1개(230g) 유부 2장 당근 1/2개 다시마 우려낸 물 1컵 조림장-미림 1큰술 간장 2큰술 쌀 3홉(300g) 밥물-다시마 우려낸 물 2컵 청주 간장 각각 2큰술 미림 1큰술 ■ 이렇게 만드세요 1. 쌀은 씻어 채에 30분간 물기를 빼고 유부는 뜨거운 물을 부어 기름기를 뺀다. 2. 죽순 유부 당근은 0.5mm로 얇게 썰어 다시마 우려낸 물 1컵과 함께 끓이다가 끓어 오르면 조림장을 넣고 10분간 졸인다(국물이 1~2큰술 가량 남을 때까지) 3. 씻은 쌀에 밥물 재료와 2의 죽순 졸인 것을 밥솥에 모두 넣고 밥을 한다. 시판용 삶은 죽순을 사용할 경우 반으로 잘라 물에 담가 이쑤시개를 이용해 하얀 불순물을 제거하여 요리한다.

2010-04-16

[윤정원의 '요리칼럼'] 토마토 모짜렐라 머핀

새벽녘에 몰래 내린 이슬비가 담쟁이 넝쿨 위에서 아침햇살이 간지러운듯 굴러 내린다. 춥지도 덥지도 않은 온화한 4월의 부활절 연휴를 보내며 오랫만에 여유있는 브런치를 준비한다. 머핀을 토스터에 넣고 따끈한 밀크티가 생각나 시어머니께 물려 받은 홍차포트와 찻잔을 조심스레 꺼낸다. 부엌 한켠 바구니에서 제법 물씬한 토마토의 진한 향내가 늦은 아침 시장기를 더한다. 겨우 견딜 만큼의 물을 주어 키운 토마토는 스스로 물을 빨아들이려 온힘을 다한다. 그 결과 당도가 높고 맛있는 토마토를 탄생시킨다. 토마토 재배 방법의 새로운 이야기이다. 고통스런 환경에서도 견디어 내지 않으면 안되지만 그야말로 그속에서 분발하여 열매를 맺는 토마토는 참으로 강인하다. 삶속에 수없이 부딪치는 시련 앞에서 버릇처럼 읊조리는 구절이 떠오른다. '시험과 고난을 당할 때 온전히 기쁘게 여기라. 인내를 온전히 이루라. 이는 너희로 온전하고 구비하여 조금도 부족함이 없게 하려 함이라 '야고보서 1장 중에서. ■ 재료 잉글리쉬 머핀 4개 마늘(갈은것) 1작은술 버터 2큰술 바질잎(잘게 찢은것) 1큰술 토마토 4개 토마토 페이스트 1큰술 블랙 올리브(통조림)3큰술 모짜렐라 치즈(채친것)1/2컵 소금 후추가루 파메산 치즈가루 적당량 ■ 이렇게 만드세요 1. 토마토는 1cm 크기로 깍둑썰기하고 올리브는 반으로 썬다. 머핀은 옆으로 반 잘라 버터와 갈은 마늘을 발라 토스트 한다. 2. 토스트한 머핀에 토마토 페이스트를 얇게 바른 다음 토마토와 올리브를 각각 올리고 소금 후추가루를 뿌린다. 3. 모짜렐라 치즈를 얹어 오븐 토스터에 1~2분가량 치즈가 녹을 때까지 굽고 바질잎과 파메산 치즈가루를 뿌린다.

2010-04-09

[윤정원의 '요리칼럼'] 유채 깨 미소나물

목련꽃 수줍은 꽃봉오리 연분홍 복사꽃은 봄처녀와 참 닮았다. 그래서 봄처녀에게 봄은 설레이는 계절인가! 봄만 되면 봄꽃 색상으로 물들인 새옷들을 시나브로 사 나르던 지난 날의 나의 꽃띠시절을 떠올려 보며 슬며시 웃는다. 제주 사람들은 옛부터 유채의 어린싹으로 겉저리를 해먹거나 국으로 끓여 먹었다던데 일본에서는 '하루나' 또는 '나노하나'라고 부르며 우리네 봄나물처럼 무쳐먹거나 가볍게 밀가루옷을 입혀 튀겨 먹으며 봄을 음미한다. 유채 한 단을 사서 줄기 속에 숨어 있는 유채꽃을 찾아낸다. 데치고 무치고 그릇에 담아 유채꽃을 살포시 얹어 마무리하면 식탁 위로 펼쳐지는 유채밭 향연의 착시에 현기증이 일어난다. 내 엄마를 점점 닮아가는 두툼한 손끝으로 무쳐낸 유채꽃 나물 한 접시로 가족에게 봄의 전령을 보낸다. 봄처녀의 설레이는 설익음과는 다른 아줌마의 담담하지만 소박하고 진지한 봄의 메세지를…. ■ 재료 유채 1단(350g) 소금 1작은술 양념-참깨(볶은것)2큰술 설탕 1큰술 미소 1큰술 국간장 1작은술 ■ 이렇게 만드세요 1 유채는 씻어 3등분 길이로 자른다. 볶은 참깨는 절구에 갈아 놓는다. 2 끓는 물에 소금을 넣고 유채의 굵은 줄기를 먼저 넣고 잎은 나중에 넣어 데쳐내어 찬물에 담가 식힌 다음 짜 놓는다. 3 그릇에 양념 재료를 모두 넣어 섞은 다음 유채를 넣고 버무린다. 4 버무린 유채나물을 접시에 담고 유채꽃이 달린 줄기는 위로 오게 얹는다. TIP 유채는 데쳐낸 다음 찬물에 담가 놓으면 쌉쌀한 맛이 없어진다.

2010-04-02

[윤정원의 '요리칼럼'] 피타브래드 미트 소스

요즘은 런치 박스(도시락 용기)가 잘 나간다고 그릇 도매를 하는 분의 이야기를 들었다. 경기가 나빠지다보니 미국인들도 손수 점심을 준비하는 이들이 늘어가는 분위기다. 마음이야 자녀들에게 맛있고 멋진 도시락을 준비하고픈 심정이지만 우리네 어릴적 도시락 내용물처럼 만들수는 없는 여건과 반응에 시행착오를 수없이 겪는 이곳 주부들의 어려움을 나역시 잘 알고 있다. "빠르고 영양많고 맛있게!" 3박자 욕구에 만족할 수 있는 런치박스 레시피를 소개해 본다. 미국마켓에서 지중해 지역의 빵인 피타 브래드(포켓)와 토마토 소스 그리고 치크 빈즈(가반조 빈즈)통조림을 손에 넣는 것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그런데 한가지 더! 오늘의 요리의 맛을 결정하는 제일 중요한 도우미가 있다. 평소 향신료 코너에 무심했더라도 이번 만은 발길을 돌려 '쿠민'이라는 가루를 손에 넣기를…. 한병 사두면 누가 만들어도 똑같은 맛을 내는 카레라이스의 마무리에도 쓰일 이 가루를 한 큰술 솔솔 뿌려내면 좋다. "나만의 비밀 레시피예요!"라고 여유 부릴 기회가 생기리라 살짝 일러둔다. ■ 재료(3~4인분) 피타 브래드 포켓 3장(반으로 자른것 6장) 쇠고기(간것) 1/2lb 양파(작은것) 1/2개 치크빈즈(가반조 빈즈)통조림 1/2컵 토마토 소스 1컵 오이(채친것) 2개 마요네즈 3큰술 소금 1-½작은술 후추 적당량 쿠민 가루 1작은술 올리브유 1큰술 ■ 이렇게 만드세요 1 팬에 올리브유를 뿌리고 다진 양파를 볶다가 쇠고기 간 것을 넣고 완전히 익힌다. 2 소금과 후추로 간하고 토마토 소스와 치크 빈즈를 넣어 끓이다가 쿠민 가루를 뿌린 다음 불에서 내린다. 3 반으로 자른 피타브레드를 벌려 포켓처럼 만들고 식혀놓은 미트소스를 넣는다. 4 채친 오이를 끼워넣고 마요네즈를 조금 올려낸다. TIP 쇠고기와 양파를 함께 볶을 때는 강한 불로 요리해야 국물이 안 생긴다.

2010-03-26

[윤정원의 '요리칼럼'] 두부 조미김 무침

민들레 홀씨들이 파도같은 봄햇살 속에서 둥실대는 봄날이다. 몇주 전 어미 개와 헤어져 한 식구가 된 덩치만 큰 강아지가 호기심에 뛰놀더니 졸음을 참고 있다. 잔디밭을 아무리 들여다봐도 봄나물 비슷한건 민들레 뿐인데 불현듯 그 옛날 동무 손에 이끌려 나물 캐던 기억이 아련히 떠오른다. 생명의 흐름이 멈춘것 같은 고향의 긴겨울과 꽃샘 추위마저도 아련한 기억이 돼 간다. 그렇지만 유난히 선명한 봄날의 정경 눈얼음 녹아 흐르는 개울옆에 은빛 버드나무 새순이 하도 어여뻐 담임 선생님 책상에 꽂아놓던 일들은 행복한 봄의 추억이다. 강아지는 내 발등에 턱을 괴고 잠들고 나도 어느새 나른한 하품을 한다. 어미개를 떠나서 누구와도 눈을 피하고 쓰다듬어도 전혀 반응을 않더니 봄햇살의 따사로움이 얼음장같은 경계심마저 녹여버린 듯…. 모든걸 잃어 버렸다고 생각될 때 거기서부터 한발 내딛을수 있다면 분명 무언가가 변화된다. 분명 무언가가 시작된다. 봄날이 그걸 조용히 일깨워 준다. ■ 재료 두부(단단한 두부)1모 오이 1/2개 조미김 3장 마 1cm 양념- 참기름 2 작은술 소금 소바장국 2큰술 고추가루 소량 ■ 이렇게 만드세요 1. 오이는 썰어 가볍게 소금을 뿌려 주물러 둔다. 마는 채썬다. 2. 두부는 손으로 으깨고 꼭짠 오이와 채썬 마를 두부에 넣고 양념을 한다. 3. 김은 부수어 먹기 직전에 섞어 그릇에 옮겨 담고 고추가루를 뿌려낸다. * 봄철 정기 요리 강습(6주) -3월 26일 시작 문의바랍니다.

2010-03-19

[윤정원의 '요리칼럼'] 오징어 미소 강회

잠자리에 든 아들의 엄지손가락을 끌어 당겨 약을 바른다. 오랫만에 쫓아간 야구경기에서 눈에 띄게 활약하는 아들이 신기하고 대견하기만 하다. 겨우내 남편과 계속되는 연습에 살갗이 터져도 한번도 내보이지 않던 아들녀석! 한동안 실력이 안늘어 낙담하고 고생하더니…. 요리 레시피 개발이랍시고 알 수 없는 요리들을 계속 만들어 내어 가족에게 시식평가를 강요하는데 우연하게 기막힌 맛의 요리를 만들어 낼 때도 있지만 한참을 고생해 만든 음식이 그다지 환영 받지 못할 때도 많다. 그런 나를 보고 언제까지 요리를 할 생각이냐고 묻는 남편의 우문에 나름의 현답을 생각해 놓는다. 어디에 있어도 무엇을 하던지 해야만 할 일을 계속하다보면 결국 보이는 것이 있다. 그것은 제각각 다른 모양의 것이지만 분명 각자의 인생에서 얻는 귀중한 보물이 될수있다 여긴다. 아들에게도 말해 준다. "엄마도 맛있는 레시피 만들려면 수없이 실패하고 고생하지만 그 과정에서 무언가를 얻어내곤 한단다. 가장 큰힘이야말로 꾸준히 계속한다는 것!" 이라고. ■ 재료 오징어(몸통) 2마리 실파 6개 가쯔오부시(가다랭이포)2큰술 ※드레싱-시로미소(연황색 백미소) 2큰술 설탕 2큰술 레몬즙 3큰술 연겨자 2작은술 ■ 이렇게 만드세요 1. 오징어는 껍질을 벗겨 4cm 길이로 썰어 끓는물에 데쳐 건져내어 식힌다. 2. 파는 오징어와 같은 길이로 썰어 마이크로웨이브 오븐에 20초가량 돌려 익힌다음 찬 얼음물에 담가 식힌다. 3. 그릇에 드레싱 재료를 섞은다음 오징어와 파를 버무려 그릇에 옮기고 가쓰오부시를 조금 얹어낸다. * 1일 강습 일본 화과자 모찌 단고 (3월 18일 예약 필수) 6주 스프링 클래스 모집(3월 26일 시작)

2010-03-12

[윤정원의 '요리칼럼'] 자색무(보르도 무) 매실죽

그리피스 천문대로 별보기 관찰수업에 가느라 아들이 없는 주말 저녁 아들은 지금 뭐라도 사먹나 안절부절하는 내눈치를 본 남편이 녹차를 손수 담아 권한다. 온도에 민감한 녹차만큼은 차분한 남편이 담아 낼 때 그 값을 제대로 하고는 한다. 사춘기에 들어선 아들과 옥신각신 하는 것을 보고 지금부터는 채찍보다는 적당한 당근의 활용이 더 중요함을 남편은 일깨워 준다. 가족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남편의 희생에 고맙다 말하니 희생이 아니라 협력이라며 손사래를 친다. 돕는다는 생각이 기쁨을 가져다 준단다. 어쩌면 우리는 희생이란 말의 환상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닐까. 자신이 희생하고 있다 여기면 주변이 귀찮아지고 불행한 감정이 슬며시 찾아와 스스로를 비극의 주인공으로 몰아갈 수 있다. 희생이란 말로 포장하고 돌아서서 우울해 하지말고 한밤중에 라면을 끓여야만 하는 요청에도 부엌데기라는 자격지심을 떨쳐 버리고 '돕는 배필'이 되보는 것이다. 결과야 다 같은 라면이지만 사랑이라는 스파이스가 듬뿍 담겨져 있어 삶의 감칠맛을 나게하는 분명 특별한 맛의 요리가 될것이다. ■ 재료 불린 쌀 200g 자색무(보르도 무) 2cm 물 8컵 우메보시(차조기잎을 넣어 붉게 만든 매실 장아찌) 4개 소금 간장 각각 1작은술 참기름 적당량 ■ 이렇게 만드세요 1. 충분히 불린 쌀은 분쇄기에 살짝 갈아준다. (쌀알이 좁쌀크기가 될 정도) 2. 붉은 우메보시는 씨를 빼어 다지고 자색무는 채쳐 다진다. 3. 냄비에 갈은 쌀가루와 자색무 우메보시 다진것 분량의 물을 부어 30분 정도 끓인다. 소금으로 간하고 먹을때 간장과 참기름을 곁들여 낸다. TIP 보르도 무는 보라색 성분에 항산화제가 풍부하고 우메보시는 소화를 돕고 독소를 제거하여 간장회복을 구연산 역시 많아 피로회복에 좋다.

2010-03-05

[윤정원의 '요리칼럼'] 오이 가다랭이 포 무침

오늘 저녁 반찬은 또 무얼하나 모든 주부의 공통된 일상적인 고민이다. 한 신혼의 젊은 여자분이 "요리를 잘 못하니 계속 고기만 먹게 되네요". 무슨 말인가 했더니 고기는 굽기만 하면 되는데 야채는 요리법이 안 떠올라 냉장고에 모셔 두었다가 버리게 되니 결국 사지도 않게 된다고 한다. 메인요리는 대충 정해도 야채라고는 샐러드라도 내면 그나마 다행이고 어떤 날은 푸성귀라고는 파 몇뿌리 밖에 먹은게 없었다는 이야기도 나오곤한다. 식생활도 인스턴트나 패스트 푸드로 대신하다보면 비타민과 무기질 그리고 풍부한 섬유질을 얻을수 있는 야채와 과일과는 자꾸 멀어지게 되고 어느새 영양의 균형을 잃게 된다. 식품점에 가면 우선 우리 야채인 우엉이며 토란 아욱 등이 즐비하고 서양 야채로는 비트 터닙 케일 오크라 등 다양한 종류의 야채를 수없이 대하지만 난감한 요리법 때문에 얼마나 많은 날을 보고도 못본 채 지났던 것일까. 그래서 간단하면서도 맛있는 야채요리의 요리법을 더 공부하고 새롭게 만들어 소개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다보니 어느새 우리집 냉장고 야채통이야말로 사재기한 연구재료가 넘쳐나 오늘 당장 야채스프라도 만들어야 할 판국이다. ■ 재료 오이 4개 굵은 소금 1/2큰술 가다랭이포(가쓰오부시) 1팩(5g) 마른 홍고추1개 간장 적당량 ■ 이렇게 만드세요 1. 오이는 꼭지를 자르고 필러로 껍질을 부분부분 벗겨 도마에 얹고 소금을 뿌려 양손으로 굴리듯 문지른다. 2. 나무밀대를 이용해 오이를 살살 두드린다.(오이가 결대로 조금 쪼개질 정도) 3. 오이를 2등분 길이로 자른 다음 먹기좋게 옆으로도 4등분하여 그릇에 담고 마른홍고추는 씨를 빼어 잘게 썰어 가다랭이포와 간장과 함께 오이에 모두 섞어 무쳐낸다.

2010-02-26

[윤정원의 '요리칼럼'] 가지 쇠고기 매운 덮밥

얼마전 치료와 치유는 어떻게 다른가 아는 분과 이야기를 나눈적이 있다. 거의 같은 의미로 쓰이지만 치료는 몸의 병을 치유는 마음의 상처를 고치는 의미로 더 자연스런 느낌이다. 지병이 있는데 어떤 식품을 먹어야 치료가 될까 종종 문의가 오면 전문의사가 아닌 한계를 밝히며 식품영양과 효능의 정보를 나누려 애쓰곤 한다. 컴포트 푸드에 관한 것 등 그저 기본적인 보잘것 없는 답변이 대부분이다. 몇번의 그런 일이 있은 얼마 후 깨닫게 된 것은 그분들은 자신의 지병치료에 도움을 주는 식품과 효능을 이미 훤히 알고 계신다는 것이다. 되레 듣고 배우는 경우도 많다. 그럼에도 기쁜 목소리의 감사의 말을 듣는다. 어쩌면 나에게 정작 기대하는 것은 병치료에 관한 것보다 마음 한켠의 고독과 외로움에 치유에 더 갈급해 하는것은 아니었을까. 사람과 음식의 심리적 관계는 아주 깊다. 마음의 상처와 슬픔에 빠진 이에게 지혜 있는 체하지 않고 그저 정성의 음식 한그릇 대접함이 더 위로가 될 수 있다. 어떤 분을 위해 음식을 준비하면서 그 옛날의 나의 아픔까지 오히려 치유되어감을 느끼며 사랑의 달 2월 어느 휴일을 보낸다. ■ 재료 (2인분) 가지 2개 쇠고기(불고기용) 0.5lb 파 6줄기 마늘(다진것) 2쪽 생강(다진것)1쪽 식용유 3큰술 참기름 1 1/2큰술 따뜻한 밥 2인분 ㆍ조미료- 청주 2큰술 미림 굴소스 두반장 1큰술씩 간장 2작은술 참깨 2작은술 ■ 이렇게 만드세요 1. 가지는 필러로 군데군데 깎은 후 한입 크기로 썰어 소금물에 3분간 담가놓고 파는 5cm 길이로 자른다. 2. 가지의 물기를 닦아 식용유를 두른 뜨거운 팬에 볶아 그릇에 옮긴다. 3. 팬에 참기름을 두르고 마늘과 생강을 볶다가 쇠고기를 넣어 함께 볶는다. 4. 먼저 볶아낸 가지를 팬에 다시 넣어 합치고 파와 조미료 섞은 것을 넣어 맛이 배이게 조금 더 볶아서 밥 위에 얹어낸다.

2010-02-19

[윤정원의 '요리칼럼'] 연근 고추장 마요볶음

'흰색도 색의 하나 쉼표도 음의 하나 0도 수의 하나' 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실제 생활에서 보면 쓸모 없게 여겨지는 것들이 사실은 그렇지 않을 때가 있음을 종종 발견한다. 사람도 완전하지 못하여 투박한 결점들이 있어 더 인간적일 수 있다. 요리에도 온갖 맛을 낸 '고메' 식탁 위에 단지 삶아내기만 하거나 단순한 맛을 낸 음식을 한 두개만 넣어도 더욱 고가의 메뉴로 끌어 올릴 수 있듯 미처 눈에 띄지 않아 의식하지 못하지만 실제로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눈여겨 보게 된다. 비구름 그치고 파란 하늘에 남가주다운 상큼한 2월의 요리 강습날 아침이다. 병석을 털고 탠저린 밀감을 따서 종이가방이 터지도록 안고 오시는 분 두꺼비만한 아보카도를 넣은 비닐봉지를 수줍어하며 건네시는 큰언니같은 분 심지어 동백꽃 몇송이 초컬릿을 금박지에 돌돌 말아 든 소녀처럼 환한 얼굴의 어머니같은 분. 어떤 화려한 문구와 말보다 친절과 배려와 사랑이 고스란히 가슴에 스며든다. 나누고 섬김을 아는 이들의 삶의 쉼표와 인생 여정의 여백을 절절히 느끼며 나야말로 이 얼마나 행복한 사람인가 자부해 본다. ■ 재료 연근(삶아 썰은것) 100g 깨 1/2큰술 마요네즈 1큰술 청주 1큰술 소스-고추장 1큰술 식초 1/2작은술 설탕 1/2작은술 미림 1/2큰술 간장 1/2 작은술 ■ 이렇게 만드세요 1. 팬에 마요네즈 1큰술과 연근을 넣고 볶는다. 2. 청주를 넣은다음 뚜껑을 덮고 뜸을 들인다. 3. 소스재료는 모두 섞어 팬에 붓고 뒤적여 준 다음 깨를 뿌리고 불을 끈다. TIP 비타민 C가 풍부한 연근은 아토피성 피부병 혈압조절 빈혈 위장병 간장병에 효능이 있고 즙을 내어 먹으면 기침이 개선된다.

2010-02-12

[윤정원의 '요리칼럼'] 마늘 올리브유 고추 파스타

국어 교과서에서 읽었던 이광수의 기행문에서 '위대는 평범이외다' 라는 문구가 생활 속에서 언뜻 그 말의 강한 긍정을 느낄 때가 있다. 몇 송이 안되는 꽃가지를 꺾어 일본식 '이케바나' 꽃꽂이로 공간의 멋을 살리거나 거창한 식재료 없이도 입에 똑 떨어지게 만족할 수 있는 맛있는 한끼 식사를 만들어 낼 때이다. 요즘 '파스타'라는 한국 드라마 때문에 더 알려진 파스타가 있다. 파스타의 가장 기본이라 할 수 있는 오일 파스타중에 마늘과 올리브유 고추만으로 맛을 내는 '알리오 올리오 페페론치노'(aglio olio e pepperoni)가 바로 그것인데 이름대로 재료가 간단해 쉽게 도전해보나 왠지 맛있게 만들어 지지 않아 그것이 내공의 문제인가 자문해 본다. '알리오 올리오 페페론치노'는 외식의 메뉴에도 속하지 않는 계란과 간장에 밥 비비는 개념 정도의 생활 요리라고 할까. 이탈리아에 있을 때 룸메이트가 곧잘 만들어주던 맛과 평범하지만 중요한 기본요령을 소개한다. ■ 재료(1인분) 스파게티니(1.4mm Thin Spaghetti ) 100g 마늘 3쪽 마른 홍고추 2개 빵가루 1큰술 파스타 삶은 물 2큰술 올리브유 3큰술 소금(kosher Salt) 후추가루 치킨 브이온(분말) 1/2작은술 파슬리(다진것) 1큰술 ■ 이렇게 만드세요 1. 마늘은 얇게 저미고 마른 홍고추는 옆으로 비틀어 씨를 빼어 적당히 자른다. 파스타는 1% 소금을 넣은 끓는 물에 삶아 건져 올리브유에 살짝 볶는다. 2.팬에 올리브유와 마늘 마른 홍고추를 넣어 약한 불을 켜고 고추는 타지 않게 먼저 건지고 마늘은 색이 나면 건진다. 팬에 남은 올리브유에 빵가루를 넣어 튀겨 건져낸다. 3. 팬에 남아있는 올리브유에 파스타 삶은 물을 넣어 조금 끓인다. (유화상태) 4. 볶은 스파게티 면을 3의 팬에 넣고 후추가루 치킨 브이온을 가미해 섞은 다음 건져 낸 마늘과 홍고추 튀긴 빵가루 다진 파셀리를 뿌려 그릇에 낸다. TIP 파스타 삶은 물에는 소금과 글루텐 단백질이 녹아 있어 기름과 잘 유화될 수 있고 파스타의 맛을 내는데 중요하다. *1일 요리강습(2월 16일 화요일)- 2종류의 샤브샤브 나베 실습 시식 (앵거스비프 오리가슴살)

2010-02-05

[윤정원의 '요리칼럼'] 야쿠르트 젤리

"오늘 점심 비빔밥 어때요?" "비빔밥은 양두구육이다." 뉴욕 타임즈에 나간 비빔밥 광고문구와 산케이 신문에 서울지국장의 말이다. 나는 거의 비빔밥 중독이다. 한번은 코리안 바베큐 뷔페 식당에서 실례를 무릅쓰고 비빔밥을 부탁했다. 친분이 있는 분의 식당이다보니 가능한 일이었지만 일일이 오방색 야채를 얹어 누가 봐도 손색없는 멋이 담긴 비빔밥을 받아들고 감동했던 기억이 난다. 수저만 들고와 먹는 양푼 비빔밥도 있지만 정과 성의로 만들어내는 이 멋스러운 비빔밥을 왜 양두구육 운운하며 비벼 먹는것을 비하하는지 나는 잘 안다. 일본에도 비빔밥 모양을 한 덮밥의 종류가 셀 수 없이 많다. 그러나 비비지 않는다. 아니 태생이 비빌 수가 없다. 그래서 그릇에 입을 대고 나무 젓가락으로 먹는게 그들의 식문화이다. 어렵고 식문화가 뒤떨어졌던 오래 전 일본역사의 배경이 수저를 만들만한 더욱이 쇠를 이용할 여유가 없었던 탓이라고 일본인 남편이 귀뜸해 준다. 전세계 재외동포의 힘으로 비빔밥 광고가 힘을 받고 있다. 나 역시 주류사회에 비빔밥 퍼포먼스의 시도를 계속할 생각이다. 비빔밥의 완성도는 오방색 정갈한 손끝으로 끌어내는 마음의 터치! 어쩌면 장인의 정신과 혼이 담긴 예술품의 완성도와 통한다. 적어도 한식문화를 알리려는 공공단체나 요리전문가의 의식 또한 매우 중요하다. 시작도 하기 전에 이번엔 "구두구육"이란 말이 생겨날까 나자신부터 되돌아 보면서… ■ 재료 야쿠르트 7개(455cc) 젤라틴(분말) 1봉지(7g) 물 50cc ■ 이렇게 만드세요 1. 내열용기에 물 50cc와 젤라틴 분말을 잘 풀어 넣고 마이크로웨이브오븐에 30~40초 가량 돌려 녹인다. 2. 큰 그릇에 야쿠르트를 넣고 녹인 젤라틴을 거품기로 저어가며 잘 섞은 다음 작은 디저트 용기에 나누어 담아 냉장실에 2시간이상 굳힌다. ■ TIP 유산균이 풍부한 야쿠르트 젤리는 식후에 디저트로 내면 좋다. 수박이나 민트잎을 얹어 먹어도 좋다.

2010-01-29

[윤정원의 '요리칼럼'] 아스파라거스 검정깨 소스

겨울비가 부슬부슬 내리기 시작한다. 날씨탓에 몸은 찌뿌둥하고 야구시합이 있어 이른 아침부터 서둘러 나간 아들과 남편이 비 때문에 걱정이 앞서는데 앞집 아저씨는 알수 없는 음악을 꽤나 크게 틀어놓고 비와는 상관없이 차고 청소에 열심이다. 이곳 남가주 사람들은 눈 만큼이나 비를 반기고 즐기는듯 하다. 몇 년전 한의사가 한방 침에 겁을 먹은 나에게 눈을 감고 가장 행복했던 일을 기억해 보라고 했을때 아들이 태어나던 날을 떠올렸었는데 그 날도 오늘처럼 겨울비가 내렸었지…. 어느새 앞집에서 흘러나오는 멜로디가 메마른 마음에 행복한 빗물이 되어 젖어든다. 피로회복에 좋은 아스파라거스를 한묶음 몽땅 데치고 칼슘이 풍부한 검정깨를 갈아 소스를 만들어 한접시 내어 주말을 야구때문에 우왕좌왕 하던 애와 어른의 건강을 살펴야겠다. 프리지아 꽃다발을 사서 빗속을 뚫고 산모가 있는 병원으로 정신없이 달려와 주었던 남편. 12년전 겨울비 내리던 그날 우리 세사람의 첫 만남을 언제까지나 소중히 해야지 생각해 본다. ■ 재료 아스파라거스 1lb 검정깨 3T 설탕 1T 간장 1T 레몬즙 1큰술(레몬 1/2개) 가다랭이포(가쓰오부시)1/2팩(2g) ■ 이렇게 만드세요 1. 아스파라거스는 필러를 이용해 끝부분의 껍질을 벗겨내고 1/2 길이로 자른다. 2. 내열용기에 아스파라거스를 넣고 랩을 씌워 마이크로웨이브 오븐에 2분~2분30초 가량 돌린 다음 얼음물에 담가 차갑게 식혀 물기를 없앤다. 3. 달구어 놓은 팬에 검정깨를 넣어 타지 않게 볶아 절구나 그라인더에 갈아 낸 다음 설탕 간장 레몬 주스를 섞는다. 4. 아스파라스거스를 그릇에 담고 만들어 놓은 검정깨 소스를 얹은 다음 가다랭이포를 조금 뿌려 낸다.

2010-01-22

[윤정원의 '요리칼럼'] 곤약 어묵 고추장볶음

어묵을 준비해 점심용 오뎅볶음을 만든다. 어묵볶음이라 부르기보다 잃어버린 옛 이름 오뎅이 어쩐지 더 정감있다. 요리수업을 문의하시던 어떤 분이 "육십이 넘어 이 나이가 되니 점점 고집만 생기네요. 요리도 하던것만 하고. 지난 세월 실수도 많았고 후회도 되고해서…." 오뎅에 고추장을 풀고 마늘은 생략 대신에 청주로 냄새를 제거해 깔끔한 맛으로 조절하고 깻잎을 채썰어 얹어 풍미를 가미해본다. 쫄깃한 곤약에 잔 칼집을 내어 함께 볶아 도기 접시에 담아 내니 도시락 오뎅이 제법 요리집 음식으로 변신한다. 누가 그랬나 신세대의 반의어는 쉰세대라고! 변화가 절박한 이 세대에 변화를 스스로 즐겁게 삶의 스타일도 조금씩 바꾸어 보면 어떨까. '끌리는 아줌마 통할것 같은 할머니'로의 변신! 실수를 깨달았을 때 후회가 될 때 마음의 문을 열어두면 따뜻한 햇볕은 나의 두꺼운 외투를 스스로 벗기리라. 결단코 구름의 강한 바람은 나를 변화시킬 수 없는 이치처럼…. ■ 재료 곤약 1팩 어묵(얇은 것)2장 고추장 1큰술 간장 1큰술 미림1큰술 청주 1큰술 설탕 1작은술 깻잎 2장(채썬것) 식용유 1-1/2큰술 ■ 이렇게 만드세요 1 곤약은 끓는물에 데쳐 양면에 대각선으로 칼집을 잘게 넣은 다음 한입 크기로 썬다. 2 어묵은 채반에 받혀 끓는 물을 앞뒤로 붓고 먹기좋게 자른다. 3 팬에 식용유를 붓고 어묵을 먼저 볶다가 곤약을 넣고 함께 볶는다. 4 고추장을 뺀 나머지 조미료를 섞어 3의 팬에 붓고 약한불에 졸이다가 고추장을 넣어 잘 풀어 뒤적여준 다음 불에서 내린다. 5 그릇에 담고 깻잎 채를 조금 얹어 낸다. TIP 식이섬유가 풍부하고 칼로리가 0인 곤약은 다이어트에 좋고 콜레스테롤을 배출시킨다. 끓는물에 데쳐서 사용해야 잡내가 없다.

2010-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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